‘악귀’ 김은희가 또 한 번 ‘김은희 장르’를 입증했다
2023.06.26
드라마 악귀
SBS 금토드라마 '악귀'가 김은희 작가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다시 한 번 성공을 거뒀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이 드라마는 이미 심상치 않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은희 작가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장르와 소재로도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 여전히 뛰어난 필력을 보여주고 있다. '악귀'는 미스터리한 스토리에 단서를 곳곳에 심어서 촘촘하고 치밀한 서사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구산영(김태리 분)과 염해상(오정세 분)의 추적에 동참하면서 시청자들은 장면을 꼼꼼히 되돌려보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한국의 문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민속학이라는 소재도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 궁궐 안의 사람들이 아닌 진짜 우리들의 조상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유희를 즐겼으며, 어떤 존재를 믿고 두려워했는지를 연구하는 이 학문은 몰랐던 이야기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조선시대 문헌에도 나오는 보이지 않는 자살의 손이나 신경질적이고 사나운 측신 등의 이야기는 민속학자 해상의 이야기로 흥미로움을 더했다.
또한 민간 신앙을 연구하며 악귀를 쫓았던 구강모(진선규 분)가 남긴 여러 단서들이 앞으로 어떻게 풀릴지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은희 작가는 "어렸을 때 홀리듯 봤던 전설의 고향의 영향을 받았다"며 이번 작품에서도 한국형 오컬트로 열풍을 일으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은희 작가의 강점 중 하나는 장르물 속에서도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도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던 기획 의도가 오컬트 장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온갖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흙수저' 청춘 산영과 동창생인 윤정과의 대비는 빈약한 경제적 현실과 그로 인한 차별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또한, 학대가 벌어졌던 끔찍한 집에서 탈출하고 싶어도 싼 월세에 발목 잡힌 백세미(양혜지 분)는 아파트에서 불행하면 행복하게 불행할 수 있다는 웃픈 희망을 읊조리며 시청자들에게 이 시대 청춘의 리얼한 현실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악귀의 설정에도 사회를 악으로 물들이는 범죄가 등장한다. 악귀가 산영의 엄마 경문(박지영 분)에게 사기를 쳐 집 보증금을 갈취한 보이스피싱범을 죽음으로 몰고간다.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던 산영이 귀신을 보게 되는 과정에서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녹여냈다.
제작진은 앞으로도 산영이 해상과 함께 악귀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 악이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작가는 계속해서 '기억해야 할 사건과 사람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더욱 깊이 울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악귀'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로,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렸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SBS에서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김은희 작가의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다양한 장르 요소의 조합으로 시청자들에게 극대한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